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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조코/예전에..

무악재 넘는 짐꾼 … ‘구한말 세상 속으로’

무악재 넘는 짐꾼 … ‘구한말 세상 속으로’

한·독 수교 125주년 기념 사진전
27일부터 내달 7일까지 덕수궁서

 

 

 

눈 덮인 인왕산의 모습이 시리다. 고개는 가파르다. 사람이나 짐승이나 등에는 한 무더기 나뭇짐, 삶은 고달프다. 그 길은 무악재다.

100여 년 전 서울 무악재를 넘는 민초들의 모습(1901년~1902년 촬영 추정)등 1890년대 말~1900년대 초의 모습을 담은 희귀사진 125점이 공개됐다. 27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덕수궁에서 열리는 ‘한·독 수교 125주년 기념 사진전’이다. 사진 연구가 정성길(77) 계명대 동산의료원 선교박물관 명예관장이 지난 30년간 수집한 자료다. 구한말 한국에 온 독일인들이 촬영한 사진과 당시 독일 제국의 모습을 담은 사진이 함께 전시된다.

눈에 띄는 사진은 조선시대 주요 교통로였던 무악재를 넘는 짐꾼들의 모습이다. 1488년 한양을 찾은 명나라 사신은 무악재를 두고 “하늘이 만든 관문으로 가운데로 말 한 필만 통할 만하여 험준하기가 더할 수 없다”고 기록할 정도로 험했던 곳이다.

1883년 인천 제물포에 문을 연 ‘세창양행’의 현판을 찍은 사진도 공개됐다. 세창양행은 한국과 독일의 근대적 교역을 상징하는 무역회사다. 이 회사가 1896년 한성주보에 낸 ‘덕상세창양행고백(德商世昌洋行告白)’이란 광고는 한국 첫 상업광고로 평가된다.

배노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