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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조코/뭐니 머니

“속도 5㎞만 줄이면 연료 20~30% 아껴요”

“속도 5㎞만 줄이면 연료 20~30% 아껴요”

‘1L로 31.94㎞’ 세계 연비왕 존 테일러 한국에

 

“한국인들은 너무 빨리 달립니다. 규정 속도보다 시속 5㎞만 줄이면 연료의 20~30%는 아낄 수 있는데 말이죠.”

‘세계 최고 연비 운전’ 기네스 기록을 보유한 호주인 존 테일러(50·사진右)의 말이다. 그는 부인인 헬렌 테일러(52·左)와 함께 12일 서울 홍제동 한 호텔에서 한불모터스가 개최한 ‘에코노믹 드라이빙 캠페인’에 참가해 고연비 운전 비법을 가르쳤다. 그는 “시승해 보니 한국 여성 운전자들이 남성보다 연비운전을 더 잘했다. 아마 침착함 때문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존은 올 2월 부인과 함께 푸조 308 1.6 HDi 수동모델을 타고 25일간 호주 전역을 주행했다. 총 1만4580㎞를 달리는 데 쓴 기름은 453.94L. 기름 1L로 31.94㎞를 달린 셈이다. 이 기록은 3월 기네스로부터 세계 최고 연비 운전기록으로 인증받았다.

이들 부부가 말하는 비법은 간단하다. 급출발과 과속을 피하고 타이어의 공기압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등 기본적인 것을 지키는 것. 여기에 “수동 차는 가장 높은 기어로 최대한 빨리 올라가야 연료를 절약할 수 있다. 반면 자동변속기는 가속을 부드럽게 하면 알아서 기어가 빨리 올라간다”는 팁을 덧붙였다.

이들 부부가 강조하는 건 기술적인 면보다 운전하는 마음가짐이라고 했다. “운전도 즐기는 행위라고 생각하면 돈을 아낄 수 있다.”

이들 부부는 2월 기록에 도전하면서 25일치 짐을 차에 가득 싣고 달렸다. 차의 무게가 가벼울수록 연비가 높아지는 게 일반적이지만, 무게를 애써 줄이기보다 ‘즐거운 운전’을 택한 것이다. 부부는 연비 기록으로 맺어진 인연이다. 30년 전 헬렌은 ‘세계 기네스 연비 기록에 도전하라’는 광고를 보고 기록 경신을 신청했다. 420명이 참가한 대회에서 그는 새로운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때 헬렌이 깬 기록의 보유자가 바로 존이다. 이후 존의 제안으로 둘은 함께 팀을 이뤄 기네스 기록에 도전했다. 존은 “헬렌을 고용하기보다는 함께 사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어 결혼까지 했다”며 웃었다. 부부는 ‘퓨엘 아카데미(Fuel Academy)’를 운영하며 연비운전에 대한 강의와 세계기록 경신을 직업으로 삼고 있다. 그동안 이들이 세운 기네스 기록만 84개에 달한다.

부부가 평소에 타는 차는 푸조 308HDi 2.0 자동변속기 모델이다. 헬렌은 “이 차의 평균 연비는 L당 18.3㎞이다. 여기서 가르친 팁은 실제 우리가 매일 운전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한애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