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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 심경 토로` 편지 발견

`사도세자 심경 토로` 편지 발견

 

 

 

 

서울대 권두환 교수가 일본 도쿄대에서 발견한 '비운의 왕자 사도세자가 장인에게 보낸 편지.(서울=연합뉴스)
'비운의 왕자' 사도세자가 자신의 심경을 담아 장인에게 보낸 편지가 발견됐다.

권두환 서울대 교수(국어국문학)는 일본 도쿄(東京)대에서 조선 영조ㆍ장조(사도세자)ㆍ정조가 친척들에게 보낸 편지 58첩 가운데 11첩을 촬영한 사진자료를 발견, 이 가운데 사도세자의 편지 내용을 번역했다고 15일 밝혔다.

권 교수는 "현재 남아있는 사도세자 관련 자료는 공식문서가 대부분일 뿐 자신의 내면을 토로한 글은 거의 없다"며 이번 사진자료에 의미를 부여했다.

번역된 편지에는 사도세자가 장인 홍봉한(洪鳳漢)에게 '남들에게 알리지 말고 우울증 약을 지어 보내달라', '겨우 먹고 잘 뿐, 허황되고 미친 듯하다'는 등 아버지 영조에게서 버림받은 불우한 처지를 고백한 내용이 적혀 있다.

사도세자의 아내인 혜경궁 홍씨가 동생에게 "영ㆍ장ㆍ정조가 보낸 편지 등 글귀가 집안 여기저기에 흩어져 방치돼 있으니 정리해 책으로 만들자"고 제안해 편지 총 2천94통을 정리해 책으로 엮었다는 내용도 들어 있다고 권 교수는 전했다.

이들 자료는 1910∼1916년 사이 초대 조선총독 데라우치 마사타케(寺內正毅)가 입수해 일본으로 가져갔으며, 현재 원본은 야마구치(山口) 현립 도서관에 있고 도쿄대 다가와 고조(田川孝三) 교수가 이를 사진으로 촬영해 1965년부터 이 대학에 보관해오다 퇴직 후 유품으로 남겼다고 권 교수는 설명했다.

권 교수는 이날 열리는 서울대 국문과 학술발표회에서 번역 내용과 편지 고증 과정을 발표하며 사도세자가 아내의 출산을 걱정하는 내용 등을 추가로 번역해 논문으로 낼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