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비 `5대 버블`… 거품 빼기 본부 `1000만 명 서명운동`
#1. 트럭으로 과일을 배달하는 일을 10년 넘게 하고 있는 이모(51)씨는 요즘 가슴이 답답하다. 경유값이 치솟아 가락시장에서 수원까지 배달하고 받는 운임 4만원 중 1만원이 기름값으로 나가기 때문이다. 그는 "기름값이 내릴 땐 찔끔 내리더니 오를 땐 너무 갑자기 확 오르고 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 김모(23)씨는 최근 휴대전화 요금 고지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데이터통화료가 10만원이나 나왔기 때문이다. '정보이용료 건당 1000원'이라는 광고 메시지를 보고 드라마 한 편을 휴대전화 무선인터넷을 이용해 본 것이 문제였다. 그는 "통화료가 이렇게 비싸다는 사실을 고지하지 않았다"며 "데이터 통화료가 이렇게 높을 필요가 있는지도 의문"이라고 말했다. 서민 생활과 밀접한 물가가 지나치게 높아 가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기름값, 휴대전화 요금, 약값, 카드 수수료, 은행 금리 등 5개 품목은 '5대 거품'으로 지적된다. 이에 따라 시민들이 거품 빼기 운동을 벌이기 시작했다.
◆ 왜 거품이 생기나=이 품목들은 명목상 시장에서 자율적으로 가격이 결정된다. 그러나 실제로는 불합리한 관용 때문에 가격구조가 왜곡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월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대책위'를 결성했다.
미용실.음식점 등 영세상인들의 카드수수료율이 3.6~4.0%로 골프장이나 할인마트 등 대형매장(1.5~2.0%)보다 훨씬 높기 때문이다. 이들은 "협상력이 없다는 이유로 카드사들이 영세상인에게 횡포를 부리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약값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건강사회를 위한 약사회의 조사에 따르면 글리벡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2만3000원, 미국에선 1만2000원에 팔리고 있다. 원가에 대한 자료 제출 없이 국내외 제약사들이 청구하는 가격을 그대로 인정해 주는 약가 행정이 문제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은행 금리의 경우 대출금리는 민감하게 오르는 데 반해 예금금리는 한 발짝 늦게 천천히 오른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최소한의 금리로 돈을 끌어 모아 최대한의 금리로 빌려주려는 은행의 전략이 그 이유다. 이 때문에 중소 상인들은 높은 대출금리로 허덕이고 노후의 금리 생활자들은 낮은 예금금리로 생활이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 시민들이 거품 빼기 나서=이러한 거품을 빼기 위해 이제 시민들이 나섰다. 국민생활 안정을 기치로 내건 '5대운동본부'는 25일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창립대회를 열고 '5대 거품 빼기 범국민운동' 시작을 선포했다. 이들은 "정부 당국이 가격의 적절성을 좀 더 엄격히 감독하고 제도를 개선하면 20%를 웃도는 폭리구조가 바뀌어 국민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이날 5대 거품 가격에 대해 감사원에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또 이들 품목에 대한 원가 자료 제출과 가격심의위원회 설치를 위한 관련법 개정을 추진키로 했다. 이태복 상임대표는 "5대 거품은 저절로 꺼지지 않는다"며 "1000만 서명운동을 벌여 조직적인 여론을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애란 기자
'알면조코 > 기타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디지털 시대, 이별에 대처하는 방법 (0) | 2007.04.30 |
---|---|
`국민학교`와 `초등학교` (0) | 2007.04.27 |
찌개나 국을 끓일 때 생기는 거품은 걷어내는 것이 좋나요? (0) | 2007.04.25 |
쇠고기값 거품 뺀다..유통비 절반 이하로 (0) | 2007.04.25 |
너무 비싼 한국 물가에 두 손 든 외국 CEO들 (0) | 2007.04.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