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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면조코/뭐니 머니

`깜깜이 분양` 아시나요

`깜깜이 분양` 아시나요

고분양가 논란 의식, 요란한 홍보대신 조용한 마케팅

 

고분양가 논란을 의식한 주택업체들의 ‘깜깜이 분양’ 사례가 늘고 있다.

‘깜깜이 분양’이란 요란한 광고 대신 비공개 마케팅을 통해 조용히 아파트 등을 공급, 계약하는 방식을 말한다.

일반인에게는 분양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특정고객을 대상으로 아파트 등을 판다고 해서 ‘깜깜이’다. 고분양가 논란 뒤에 따를 당국의 세무조사 등의 불이익을 의식한 주택업체들 나름의 자구책이다.

분양가 비싼 고급 타운하우스에 많아

주택업계에 따르면 주로 가구수가 적고, 주변에 비해 분양가가 비싼 고급 타운하우스 등에 이런 ‘깜깜이’ 분양 전략이 많이 쓰인다.

올해 1월 영종신도시에서 분양한 동원 베네스트 타운하우스(45평∼68평형, 148가구)의 경우 입주자 모집공고를 지방 일간지에 냈다. 청약 통장 가입자들의 분양 계약을 최소화하고, 미분양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현재 이 단지는 청약통장이 없거나, 사용을 꺼리는 무순위(청약 순위 밖) 고객을 대상으로 계약자를 선착순 모집하고 있다.

동원 베네스트 모델하우스 관계자는 “고급 마감재를 써 평당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에 비해 두배 이상 비싼 1470만원으로 책정됐다”며 “공연한 고분양가 논란에 휩싸이지 않기 위해 처음부터 비공개 마케팅 전략으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극동건설이 지난해 11월 경기도 용인 죽전지구에서 내놓은 타운하우스단지인 스타클래스(69평~78평형, 99가구)도 ‘깜깜이’ 전략을 통해 별다른 잡음없이 분양을 끝낼 수 있었다.

단지내 입주민을 위한 게스트카페 등 고급 커뮤니티시설이 제공되는 이 단지의 가구당 분양가는 대략 14억~15억대. 평당 분양가는 2200만원선으로, 같은 기간 정석개발이 인근에서 분양한 베르데파크 아파트에 보다 500만원 비싸다.

극동건설은 분양 당시 언론을 통한 광고 홍보를 최대한 줄인 상태에서 사전 마케팅을 통해 대부분 분양을 마무리 했다.

이 업체는 법적으로 일간지 1곳에 게재토록 규정된 입주자 모집공고도 독자가 제한된 지방 신문에 냈다. 또 당첨자 추첨, 계약 등의 청약일정도 하루만에 끝내는 등 일반 수요자들의 청약기회를 사실상 차단했다.

극동건설 신현산 팀장은 “전략적으로 미분양을 유도하고, 무순위자를 대상으로 선착순 분양했다”고 말했다.

사업 포기할 수는 없고, 업체들 고민

고분양가 책정 사업장에 대한 당국의 감시가 매서워지면서 이런 ‘깜깜이’ 분양전략을 세우는 업체들도 계속 늘고 있다.

동광건설이 3월 용인 죽전지구에서 공급하는 예정인 비스하임(68평∼74평형, 22가구)도 별다른 홍보계획없이 현재 분양을 준비중이다.

이 업체 양해성 팀장은 “평당 분양가를 2000만원으로 책정해 현재 용인시에 분양승인을 신청해둔 상태”라며 “승인이 떨어지는대로 조용히 분양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간과 공간 한광호 대표는 “세무조사 등이 따르는 고양가 책정에 대해 시행업체들의 눈치보기가 심해지고 있다”며 “특히 고급 수요를 대상으로 하는 소규모 주상복합등에서 비공개 분양방식을 고려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