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李 감정싸움 `당분열` 우려

朴-李 감정싸움 `당분열` 우려

인명진 `국민 보기에 볼썽사납다` 일침

한나라당 양대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와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 간의 '신경전'이 점점 노골화되면서 당내에서 경선 과열에 따른 후유증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후보검증' 공방에서 시작된 두 주자 간의 기 싸움이 상대방 흠집내기식의 감정싸움 양상으로까지 번지면서 자칫 당이 내부 요인으로 적전분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대선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대선 3수의 길로 가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2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강재섭(姜在涉) 대표는 "모든 검증은 2월초 구성되는 당 경선준비위에서 당이 주도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며 자제를 당부했고, 황우여(黃祐呂) 사무총장도 "지나친 설전이 상호비방으로 이어져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인명진(印名鎭) 당 윤리위원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민 입장에서는 두 주자 간의 싸움이 볼썽 사납다"면서 "당 지도부의 자제 요청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내부에서 유력 주자들이 계속 이렇게 나가면 국민이 어떻게 보겠느냐"고 비판했다. 인 위원장은 또 "서로 자제하지 않으면 결국 해당행위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가지 않겠느냐는 걱정이 든다"면서 "국민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한나라당의 대선 3수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흘러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은 대선 주자들이 서로 헐뜯을 때가 아니라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그런 메시지를 던져줘야 할 때"라면서 "이 정도 됐으면 주자들이 알아서 하지 않겠느냐"며 두 주자의 자제를 거듭 당부했다. 국회의장 출신의 박관용(朴寬用) 당 상임고문도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쓰라린 패배를 경험한 한나라당으로서는 여러 우려와 걱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 "그러나 같은 정당 내에서 검증은 자칫 상호 감정을 상하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상임고문은 특히 "검증이란 명분으로 '김대업 사건'과 같은 게 재현되지나 않을까 우려된다"면서 "과거 사례를 보면 감정적 발언이나 자제해야 할 발언이 많이 나옴으로써 대단히 어려운 상황을 맞는 경우가 많은데 도를 넘어선 과열경쟁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한 초선의원도 "이런 식의 소모적 논쟁은 공멸의 길로 가는 것임을 두 주자 모두 명심해야 한다"면서 "당 지도부도 말로만 자제를 당부할 것이 아니라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오는 29일 양재동 교육문화회관에서 의원 워크숍을 열어 경선논란 등에 대한 집중토론을 벌여 적절한 대책을 마련키로 했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