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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뉴스

3차 연장서 웃은 장하나, 우승 세리머니는 ‘엄지 척’

3차 연장서 웃은 장하나, 우승 세리머니는 ‘엄지 척’
LPGA BMW챔피언십 초대 우승
1위 고진영 ‘올해의 선수상’ 확정

 

 

 

                           3차 연장 끝에 우승한 장하나가 우승 트로피를 안은 채 가수 홍진영의 엄지 척 춤을 딴 우승 세리머니를

                           보여주고 있다. 장하나는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을 보냈다“고 말했다. 송봉근 기자


 

장하나(27)가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초대 우승자의 영예를 안았다. 3차 연장 끝에 재미교포 대니얼 강(27)을 꺾고 ‘엄지 척’ 세리머니를 펼쳤다.

 

장하나는 27일 부산 기장군 LPGA 인터내셔널 부산 골프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서 최종 4라운드까지 합계 19언더파로 대니얼 강과 동률을 이뤘다. 이어진 연장전에서 3차 연장 끝에 버디를 잡고 우승했다. 2017시즌까지 LPGA에서 활동했던 장하나는, 2017년 2월 호주오픈 이후 2년 8개월 만에 LPGA 개인 통산 5승을 기록했다. 우승 상금은 30만 달러(약 3억5000만원). 장하나는 가수 홍진영의 ‘엄지 척’ 춤을 딴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며 웃었다.
 
부산에서 처음 치러진 LPGA 대회에서 1992년 동갑내기 친구끼리 접전을 펼쳤다. 대니얼 강은 “장하나와 각자 스케줄이 달라 시합에서밖에 못 보지만, 만나면 함께 아이스크림 먹고 쇼핑하러 간다”고 말했다. 우정은 우정이고 승부는 승부. 초대 대회 우승을 향한 대결은 치열했다. 대니얼 강은 송곳 같은 아이언샷이 돋보였다. 최종 라운드 아이언샷 성공률은 94.4%(17/18)였다. 이를 발판으로 9번 홀(파5)에서 단독 선두로 나섰다. 장하나는 ‘컴퓨터’ 퍼트가 눈부셨다. 후반 9개 홀에서 고비마다 긴 거리 퍼트를 쏙쏙 넣었다. 장하나는 단독 선두 대니얼 강에  4타 차로 뒤졌던 11번 홀(파5)에선 10m 짜리 이글 퍼트를 넣어 간격을 좁혔다. 17번 홀(파3)에서 2m 버디 퍼트에 성공,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장하나는 긴 퍼트를 넣을 때마다 주먹을 불끈 쥐는 등 화끈한 세리머니를 펼쳐보였다. 
 
승부는 3차 연장에서 갈렸다. 10번 홀(파4)에서 치른 3차 연장에서, 장하나는 두 번째 샷을 홀 70㎝ 거리에 붙였다. 반면 대니얼 강은 두 번째 샷을 홀에서 5m 위치에 보냈고, 버디 퍼트를 놓쳤다. 버디 퍼트를 침착하게 성공한 장하나는 두 팔을 높이 치켜 들며 기쁨을 만끽했다. 장하나는 “긴 하루를 보냈다. 그만큼 후회하지 않을 경기를 하고 싶었다. 우승 퍼트를 넣은 순간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을 보냈다”며 “한국에서 열리는 LPGA 대회에 나설 때마다 1년에 한 번 행사하는 느낌인데, 그 행사 주인공이 돼 기쁘다”고 말했다.
 
2015시즌부터 3년간 LPGA에서 활동했던 장하나는 “가족과 함께 하고 싶다”는 이유로 LPGA 투어 시드를 포기하고 지난해 국내로 복귀했다. 장하나는 이달 초 하나금융그룹 챔피언십에서 우승했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상금 1위로 올라서는 등 꾸준하게 기량을 이어가고 있다. 장하나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오른쪽 발목 부상으로 약을 먹으며 대회에 나섰다. 그래도 투혼을 발휘해 LPGA 대회에서 모처럼 우승했다.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LPGA 출전 시드를 받을 자격을 얻었지만 장하나는 “(LPGA 투어 참가와 관련해) 좀 더 논의할 게 많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선 한국 선수들 강세가 뚜렷했다. 톱10에 든 12명 중 10명이 한국 선수였다. 양희영(30)이 16언더파로 3위, 올 시즌 한번도 톱10에 오르지 못했던 전인지(25)가 12언더파 공동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세계 1위 고진영(24)은 10언더파 공동 9위에 올라, 시즌 잔여 대회 결과에 관계없이 LPGA 올해의 선수상 수상을 확정했다. 한국 선수로는 2013년 박인비, 2017년 박성현, 유소연에 이어 네 번째 수상이다.
 
부산=김지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