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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개 대회만에 첫 우승 장수연, “6년전 일은 생각 안났다”

74개 대회만에 첫 우승 장수연, “6년전 일은 생각 안났다”

 

 

 

[OSEN=강희수 기자] 6년전에 무슨 일이 있었을까? 지난 2012년 6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에 입회 해 이듬해부터 투어에 나서고 있는 장수연(22, 롯데)이 74개 대회 만에 첫 우승을 차지했는데, 자꾸 6년전 일이 회자 됐다.

장수연은 10일 제주도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파72, 6187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국내 개막전 제9회 롯데마트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극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양수진과 더불어 공동 선두를 달리던 18번 홀, 그린 에지에 떨어진 공을 칩샷으로 올린 게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들어갔다. 칩인 이글이었다. 한번에 2타를 줄인 장수연은 꿈에도 그리던 우승컵을 차지하게 됐다. 그 사이 출전한 대회만 무려 74개였다. 롯데마트 여자오픈 6억 원의 총상금 중 우승 상금 1억 2,000만 원도 손에 쥐게 됐다.

그러나 6년전의 아팠던 기억은 우승 트로피나 상금으로 치유 되고 안 되고의 성질은 아니었다. 당사자가 어떻게 극복했느냐가 핵심이다. 긴 세월이긴 했지만 데뷔 첫 우승자 장수연의 말은 어른스러웠다. “6년전 생각은 전혀 안났다. 오래 전 일이고, 오늘은 제 플레이만 하려고 집중을 해서 그런 생각은 안했다”고 우승 후 인터뷰에서 밝혔다. 

6년전, 2010년 현대건설 서울경제 여자오픈 대회에 출전했을 때였다. 고교생이던 장수연이 최종라운드를 마치고 스코어카드에 9언더파를 적어냈지만 경기위원회에서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15번 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할 때 캐디백을 홀 방향으로 눕혀 놓았던 게 문제가 됐다. 캐디백으로 방향을 잡았기 때문에 2벌타를 받아야 한다는 규정이 적용 되고 말았다. 

결국 벌타가 매겨져 승부는 연장으로 넘어갔고 우승컵은 이정은의 차지가 됐다.

이때의 불운이 작용했을까? 좋은 기량을 갖췄고, 이후 좋은 성적도 냈지만 이상하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2013년 롯데마트 여자오픈 준우승, 2014년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준우승, 2015년 한경 레이디스컵 준우승 등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하곤 했다. 


불운을 깨뜨리는 특효약은 역시 행운이었다. 2016년 KLPGA 국내 개막전 무대 18번 홀에서 터진 극적인 칩인 이글은 그간의 액운을 씻는 효험 있는 살풀이가 됐다.

“원했던 우승을 소속 회사가 주최하는 대회에서 따내 정말 기쁘다”는 장수연은 “마지막 홀에서 승부를 걸어야겠다고 생각하고 드라이버를 세게 쳤다. 자신 있게 플레이 해서 이글까지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보상도 컸다. 롯데마트 오픈 우승자는 초청선수로 LPGA ‘롯데 챔피언십’에 출전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장수연은 “미국에서 하는 LPGA 대회 참가가 처음이라 많이 설렌다. LPGA 진출이 꿈인데 좋은 기회를 맞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100c@osen.co.kr

[사진] KLPGA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