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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랑 신부 데려가세요" 엄마들이 공원 나와…

"신랑 신부 데려가세요" 엄마들이 공원 나와…

 

"다섯 가지(五有)를 가진 남편감을 찾습니다"

중국 상하이 인민공원(人民公園)에는 샹친쟈오(相親角)란 곳이 있다. 샹친은 중국어로 '맞선'이란 의미다. 이 곳에는 자녀의 신랑 혹은 신부감을 찾으러 나온 부모들과 전문 중매인 등으로 북새통을 이룬다.

둥팡왕(東方網)에 따르면 상하이 인민공원 샹친쟈오에는 멀리 후베이성(湖北省) 등에서 올라온 부모들이 자기 자녀의 프로필이 적힌 종이를 들고 다닌다. 시장처럼 북적거리는 이 곳에는 자기 자녀의 프로필을 우산에 붙이고 돌아다니는 부모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종이에는 구구절절한 프로필과 원하는 배우자감에 대한 설명도 빼곡히 적혀있다.

'이름 수징징(蘇晶晶), 85년생, 후베이 사람, 취미는 독서와 작문, 컴퓨터, 운동. 개인 창업했음. 상하이 시에 거주중인 80~82년생 남성을 원함. 안경을 끼지 않고 성품이 좋은 사람, 외동이었으면 함'

왜 상하이 인민공원이 맞선의 성지가 된 것일까.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다섯 가지를 지닌 신랑감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둥팡왕은 전했다. 다섯 가지란 돈, 권력, 덕성, 용모, 그리고 상하이 후커우(호적)다. 자산가들이 많은 상하이의 호적을 가지는 게 꿈인 사람들이 있는 까닭에 상하이 인민공원은 맞선의 메카로 자리잡았다.

상하이 인민공원 맞선은 2004년부터 시작됐다. 2013년 기준으로 약 3달러 정도의 광고비를 내면 5개월동안 자녀의 프로필을 붙여 놓을 수 있다. '인민공원 맞선'이라는 용어까지 생겨났을 정도다.

중국 사회과학연구원에 따르면 2020년까지 2400만명의 중국 남성이 독신으로 지내며 평생 결혼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아직까지는 오프라인으로 배우자감을 찾는 수요가 많지만 중국에서 인터넷이 급속도로 발달하면서 온라인 중매 시장도 활력을 띄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서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