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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골프뉴스

2014 해외 프로골프 요지경 에피소드 톱10

2014 해외 프로골프 요지경 에피소드 톱10
갤러리 반지의 다이아몬드에 티샷 명중

다니엘 강, 시즌 중 홀인원만 4번…

더스틴 존슨은 코카인 복용으로 투어 중단

 

2014년 골프 시즌도 저물어가고 있다. 남녀 투어의 상금 1위들이야 다들 알고 있겠지만 팬들이 일일이 챙겨보지 못한 재미난 사건도 많았다. 올해 프로대회에서 벌어진 황당한 에피소드를 10가지로 추려봤다.

 

1위. 더스틴 존슨, 코카인 복용으로 투어 정지

 

 

미국의 장타자 더스틴 존슨이 지난 7월 31일 ‘당분간 PGA투어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뜬금없는 발표를 한 배경이 코카인 약물 검출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골프닷컴은 익명의 제보자를 통해 ‘지난 2009년 존슨의 마리화나 복용이 적발됐고, 2012년과 올해 코카인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PGA투어는 경기력 향상용 금지 약물이 아니면 이에 대해 공개하지 않는다. 모든 PGA 대회에서 무작위로 뽑힌 선수는 불시에 약물 검사를 받아야 한다.

한창 실력이 무르익었고, 약혼도 한 존슨은 꽤나 황망했을 것이다.

 

존슨은 불출전 발표와 함께 “정신적인 건강을 개선할 필요가 있고, 육체적으로도 감정적으로도 다듬을 시간이 필요하다. 나의 잠재력을 끌어내면 견고한 챔피언이 될 수 있다”고 의미 없는 소리를 했다.

적발됐을 때 출전금지 기간은 6개월이다.

 

존슨은 파티를 좋아하며 집 근처인 플로리다주 주피터에서 밤늦게까지 술을 마시는 것이 자주 목격되고 문란한 사생활로 자주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2위. 가르시아 티샷하고 거액 물어줄 뻔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지난 8월 4일 티샷 하나 때문에 거액의 배상금을 물어낼 뻔했다.

 

가르시아가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CC 남코스에서 열린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 4라운드 3번 홀에서 친 티샷은 왼쪽 갤러리 방향으로 날아갔다.

 

거기서 하필 볼이 한 여성 갤러리의 반지를 맞혔고, 반지에 박힌 다이아몬드가 러프 속으로 튀어나갔다.

 

가르시아는 여성 갤러리에게 사과하며 사인 볼을 선물했고, 볼을 찾아 두 번째 샷을 하고는 만일을 대비해 여성의 연락처를 받아갔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그 다이아몬드는 무려 6캐럿이었다. 수억원에 해당하는 금액을 물어야 할 판이었다.

 

다행히 약 20분 정도 후 다이아몬드를 찾을 수 있었고, 가르시아는 우승 상금 이상의 행운에 가슴을 쓸어 내렸다.

 

 

 

 

 

3위. 노승열 ‘다른 그린에서 샷’으로 황당한 벌타

 

노승열이 미국 PGA투어 플레이오프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에서 황당한 실수로 벌타를 받았다. 지난 8월 23일 미국 뉴저지 리지우드CC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 파 4 11번 홀에서 티샷이 오른쪽으로 밀려 파5 3번 홀 그린에 떨어진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볼을 찾으러 온 노승열은 타깃을 살피더니 그 볼을 그대로 쳤고, 그린에 생긴 디봇 자국을 아무렇지 않게 그대로 붙이고 가버렸다. 골프룰 25-3에 따르면 볼이 다른 그린에 있을 때 선수는 그대로 경기를 이어가서는 안 되고 그린 밖의 가장 가까운 지점에서 한 클럽 길이 이내로, 목표 홀에 가깝지 않은 곳에 무벌타로 드롭해야 한다. 그린 위에서 반드시 퍼터를 사용하라는 규정은 없다. 일부 선수들은 그린에서웨지를 사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경기를 하는 홀의 그린에서 적용되지 다른 홀 그린에서는 해당되지 않는다. 노승열은 이를 모른 채 그대로 샷을 했으므로 ‘오소(誤所)플레이’를 한 것으로 판정돼 2벌타를 받았다. PGA 투어 관계자는 “33년을 여기서 일했지만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고 황당해했다.

 

 

4위. 앤서니 김, 보험금 104억원 받고 골프 포기

 

타이거 우즈를 이을 차세대 ‘골프 황제’로 기대를 한 몸에 받던 재미교포 앤서니 김이 1000만 달러(104억원)의 보험금을 받고 골프를 포기했다. 지난 9월 18일자 야후 스포츠는 텍사스 댈러스에 사는 앤서니 김 지인의 입을 빌어 ‘앤서니는 취미로도 골프를 하지 않는다’면서 ‘그는 선수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다쳤을 때 받는 보험금 1000만 달러를 이미 수령했다’고 보도했다. 앤서니 김이 마지막으로 미국PGA 투어에 출전한 것은 2012년 5월 웰스파고챔피언십이다. 당시 그는 1라운드에서 74타로 부진한 뒤 오른쪽 손목 통증을 호소하며 기권한 뒤 수술을 받았고, 이후 어떤 대회나 공식 행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앤서니 김은 2007년부터 6년 반 동안 PGA투어 선수로 활약했다. 3차례 우승을 하고 메이저 대회 톱10에도 3번 진입하는 등 좋은 성적을 냈다. 그 기간 벌어들인 상금은 약 1220만 달러(127억원)다. 그러나 앞으로는 그의 얼굴을 보기 힘들 것 같다. 보험 계약상 그가 대회에 나올 경우 받은 보험금을 물어내야 한다.

 

 

5위. 미국 PGA 회장 SNS 때문에 해임

 

미국 PGA 테드 비숍 회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잘못 올려 해임되는 사건이 있었다. 비숍 전 회장은 트위터 팔로워가 많기로 유명한 선수인 이안 폴터를 향해 ‘작은 여자애(Lil Girl)’라 적었다가 임기를 1개월 정도 남기고 옷을 벗어야 했다. 미국 PGA는 10월 25일 ‘성차별적인 글을 SNS에 올린 비숍 회장의 해임을 이사회에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발단은 폴터가 2008년 유럽과 미국의 팀 대항전인 라이더컵 유럽 팀 단장을 맡았던 닉 팔도를 비난한 데서 시작됐다. 폴터는 팔도가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별 소용이 없었다’고 평가한 데 대해 ‘단장이던 자신부터 되돌아봐야 한다’고 답을 달았다. 비숍은 ‘팔도의 기록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폴터과는 비교하기 어렵다’는 글을 SNS에 올리면서 비꼬는 투로 ‘리틀 걸’이라고 썼다. 폴터는 곧바로 ‘미국프로골프협회장이 작은 여자애란 단어를 경멸의 의미를 담아서 썼다니 실망스럽다’고 반박했다. 그제서야 비숍은 SNS에 게재한 글을 삭제했지만, 해임의 쓰나미를 막을 순 없었다.

 

 

6위 중국 프로골프 상금 1위의 사기

 

미국의 3부 투어에 포함되면서 올해부터 한 시즌 12개 대회를 치르는 중국프로골프에서 상금 순위 1위를 달리던 장신준이 스코어 카드를 조작한 사실이 발각됐다. 이에 따라 장신준은 내년 9월 15일부터 3월 14일까지 반년간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중국골프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장신준이 출전한 모든 대회에서 스코어 조작을 해온 것이 드러나 골프의 기본 정신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고, 그에 맞게 징계를 내렸다”고 한다. 미국 PGA 투어는 올해 PGA투어차이나에서 상금 상위 랭커 5명에게 2부 투어격인 웹닷컴투어 출전권을 준다. 사기행각이 발각된 장신준은 8개 대회에서 이미 65만600 위안(1억1000만원)을 벌었다. 내년 미국 투어에 진출할 꿈에 부풀어 있었지만 결국 스스로 발목을 잡은 꼴이 됐다.

 

 

7위 ‘한손 골퍼’ 파머 유럽 시드 획득

 

유러피언투어의 2부 리그인 챌린지투어에서 잉글랜드 출신의 ‘한손 골퍼’ 제이슨 파머가 11월 4일 2015시즌 유러피언투어 출전권을 따냈다. 그는 올 시즌 상금 10만 5886 유로(약 1억4000만원)을 획득해 상금 순위 7위에 올랐다. 중국과 오만에서 열린 챌린지 투어에서 우승과준우승을 잇따라 차지한 파머는 상금 순위 상위 15명에게 주는 다음 시즌 1부리그 투어 시드를 확보했다. 파머는 두 팔이 모두 있지만 50야드 이내 거리의 칩샷은 오른손으로만 해서 ‘한손 골퍼’로 불리고 있다. 지난 2009년 프로에 데뷔한 파머는 아마추어 시절부터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지만 칩샷이 유난히 약했다. 결국 궁여지책으로 오른손만으로 샷을 하게 됐다. 그는 ‘한손으로 칩샷을 하면 자유로운 기분이 들고 자신감도 생긴다’고 한다. 신기할 따름이다.

 

 

8위발로 퍼터 차서 실격한 유소연

미국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유소연이 9월 12일 프랑스 에비앙 르뱅에서 열린 에비앙챔피언십 2라운드에서 변형된 퍼터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실격 처리됐다. 유소연은 4번 홀 그린에서 롱 퍼트가 실패하자 아쉬움 때문인지 퍼터로 신발을 차고 나서 다음 퍼팅을 하고 홀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다음 5번 홀에서 ‘퍼터가 변형된 것 같다’며 경기위원에게 문의했고 결국 실격 처리됐다. 골프 룰 4-3b은 ‘클럽이 정상적인 플레이 과정이 아닌 상태에서 입은 손상으로 규칙에 맞지 않게 되거나 성능이 변경되면 라운드 중 그 클럽을 사용하거나 대체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프랑스까지 날아가 대회 이틀 만에 황당한 일을 겪었지만, 힘이 세서 퍼터가 휘어진 것인지 퍼터가 너무 약했던 것인지에 대해서는 평소 똑 부러지던 유소연도 뭐라 할 말을 찾지 못했다.



9위 다니엘 강, 잇단 행운의 샷

2012년부터 미국 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재미교포 다니엘 강은 올 한 해에만 홀인원을 4번이나 기록했다. 그중 3번은 지난 4월 하와이 롯데챔피언십을 포함한 공식대회에서 기록한 것이었다. 심지어 2번은 2주 연속 그것도 고급 차량이 부상으로 걸린 홀에서 홀인원을 했다. 한 시즌에 홀인원 3개는 1991년 트레이시 커크, 2002년 샤롯테 소렌스탐에 이은 LPGA투어 최다 타이 기록이다. 10월 23일 중국 하이난에서 열린 블루베이 1라운드 날. 155야드 17번 홀에서 8번 아이언으로 한 샷이 홀컵에 들어갈 때만 해도 운이 좋다고만 생각했다. 일주일 뒤인 31일 타이완에서 열린 푸본타이완챔피언십 2라운드 날. 158야드 파3인 17번 홀에서 7번 아이언으로 홀인원을 하고는 뒤에 전시된 차량 위에 올라가 두 손 높이 들고 환호했다. 하이난 대회에서 받은 차량은 고급 세단인 뷰익라크로스였고, 타이완의 홀인원 차량은 아우디 A6 T2.0이었다. 참고로 그의 통산 홀인원은 벌써 8번째라고 한다.



10위. 벌떼에 쫓겨 연못으로 도망치다

4월 18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골프클럽에서 열린 유러피언투어 메이뱅크말레이시아오픈 2라운드에서 스페인의 파블로 라라사발은 경기 도중 날아든 벌떼에 쫓겨서 연못에 뛰어들어야만 했다. 파4 14번 홀에서 세컨드 샷을 하려다 벌집을 잘못 건드린 게 화근이었다. 벌떼들이 공격하자 갖고 있던 수건을 휘두르며 벌떼를 쫓다못해 근처 연못에 몸을 던지고 나서야 겨우 벌들의 공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임기응변으로 벌들에게 쏘이지 않은덕에 파블로는 워터해저드에서 빠져 나와 대회 의료진으로부터 간단한 치료를 받고 남은 경기를 이어갔다. 행운의 여신이 그를 도왔는지 그 홀에서 버디를 낚는 등 이날버디 5개에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2언더파 142타, 공동 25위로 3라운드에 진출했다. 라라사발은 “큰 말벌들이 30여 마리나 됐던 것 같고, 캐디가 도망치라고 해서 뛰었는데 벌들이 계속 따라와 결국 물속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글= 남화영 골프다이제스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