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단계 비서관 인선 내용 보니
청와대 민정라인은 TK 경제라인은 EPB … 편중 논란
‘박근혜 청와대’ 비서진 진용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은 1, 2급에 불과하지만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며 대통령과 정부 부처의 가교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핵심 요직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청와대는 26일 “정부조직 개편안이 통과되지 않았지만 1분 1초라도 청와대 (업무)가 멈춰서야 되겠느냐”며 “실무를 담당하는 비서관들은 요란하게 발표하지 않고 정부조직법 처리 이후에 관보에 게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프로필 등 자료를 요구하는 기자들에게 “줄 수 없다”며 끝까지 보도자료를 내지 않았다.
김행 청와대 대변인 내정자는 “미국도 1급은 언론에 브리핑하고 보도하지 않는다고 한다. ‘오늘 몇 시에 인사 발표한다’ 이런 이런 사람들이라고 자료 내, 이런 식으로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검증을 회피하기 위한 ‘편법 임명’ ‘밀봉 인사’란 지적이 나오자 김 대변인은 “감추거나 밀봉하려는 게 아니다. 비서관들은 인사청문회를 하는 사람들도 아니고 내정이 곧 임명이고 그럼 인사를 내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본지 취재 결과 지역·대학·출신 등에서 인사 편중 현상을 보이는 등 적잖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민정라인 5명 중 3명 TK=청와대 민정수석실은 친인척 비리, 공직 추천 인사 검증 등 사정기능을 담당한다. 그러나 민정라인의 수석과 비서관 5명 중 3명(곽상도 민정수석, 조응천 공직기강 비서관, 변환철 법무 비서관 내정자)이 대통령의 고향과 같은 대구 출신이다. 직전 이명박 정부 시절에서도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 민정 라인의 요직에 TK 출신이 집중돼 논란이 됐었다. 더욱이 곽 수석과 조 비서관은 검찰 선후배 사이다. 곽 민정수석 내정자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와 성균관대 법대 동문이기도 하다.
교집합은 또 있다. 조·변 비서관 내정자는 서울대 법대 동문으로 모두 박 대통령의 싱크탱크였던 국가미래연구원 법정치 분야 발기인을 했었다. 특히 변환철 법무 비서관 내정자는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에 교수로 재직하는 동안 ‘변호사 겸업 금지’ 규정을 어기고 사건을 맡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상호 견제와 균형이 생명인 민정 라인이 지연·학맥 등으로 2중, 3중으로 얽혀 있어 벌써부터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
청와대 경제라인의 주요 보직도 논란이 되고 있다. 경제수석실의 주형환(경제금융), 국정기획조정수석실의 홍남기(기획) 비서관 내정자는 모두 기획원 출신이다.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와 조원동 경제수석 내정자 역시 같은 기획원 출신이다. 관가에선 “이명박 대통령 때에는 모피아(재무부 금융 라인) 출신이 뜨더니, 이번엔 EPB(경제기획원)가 뜨는 거냐”는 비아냥이 나온다.
◆대통령 측근 다수 배치= 박 대통령의 인수위와 대선 캠프 출신들이 다수 눈에 띈다. 이재만(총무)· 정호성(1부속)·안봉근(2부속) 비서관 내정자는 15년 동안 박 대통령을 보좌해 온 최측근이다. 조인근 연설·기록 비서관 내정자 역시 2007년부터 박 대통령의 메시지를 담당해 왔으며, 이번 대통령 취임사 작성에도 관여했다.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선동 정무비서관 내정자는 박 대통령이 한나라당 대표였던 시절 비서실 부실장을 지낸 박근혜계로, 대선 캠프에선 직능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 백기승(국정홍보) 내정자 역시 2007년부터 박 대통령과 인연을 맺었고 대선 캠프 공보위원으로 활동했다.
인수위 출신으로는 박동훈(행정자치)·김홍균(국제협력)·조응천(공직기강) 비서관 내정자와 최상화 춘추관장 내정자 등이 발탁됐다. 인수위에서 청와대로 직행한 대표적 인사는 윤창중 청와대 대변인 내정자다. 인수위 시절 ‘밀봉 인사 발표’ ‘추가 설명 브리핑 거부’ 등으로 언론과 마찰을 빚어왔지만 결국 ‘쓴 사람을 계속 쓴다’는 박 대통령 특유의 인사 스타일에 따라 청와대에 입성했다. 이 밖에 오균(국정과제), 문재도(산업통상자원), 장진규(과학기술), 김용수(정보방송통신), 김재춘(교육), 연제욱(국방), 홍용표(통일) 비서관 내정자가 모두 인수위 전문위원 출신이다. 특히 홍용표 내정자는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의 처남이다.
◆21년 인사 베테랑 김동극 인사비서관 내정= 특징적인 것은 인사위원회 비서관이다. 박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에서 인사를 관할하던 인사기획관(차관급)을 없애고, 청와대 비서실장(장관급)이 위원장을 맡는 인사위원회를 신설했다. 인사기획관의 인사 전횡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인사 추천기능을 제도화해 인사의 투명도를 높이는 모양을 취했다.
인사 비서관엔 김동극 행정안전부 인사정책관이 내정됐다. 그는 서울대 사회교육학과를 나와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1992년부터 총무처 인사국에서 일한 ‘인사 베테랑’이다. 이명박 정부에선 중앙인사위원회 출신의 ‘인사 전문’ 관료인 김명식 인사기획관이 5년 동안 인사 추천작업을 맡았으나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소아·손국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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