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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우익 네티즌' 200여명 도쿄서 혐한 시위

日 '우익 네티즌' 200여명 도쿄서 혐한 시위

 

배외주의 성향의 일본 네티즌들이 도쿄 중심가에서 '한일 국교 단절' 등을 주장하며 혐한 시위를 벌였다.

'일한단교 공투위원회', '재일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 모임(재특회)' 등 우익 네티즌 단체 회원 약 200명은 23일 오후 3시 도쿄 긴자(銀座)의 미즈타니바시 공원에 모여 '한일 국교 단절 국민대행진' 집회를 열었다.

이들 단체는 삿포로 등지에서도 비슷한 행사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긴자 집회 참가자들은 집회 후 오후 4시30분께부터 '한일단교', 'Fuck Korea', '위안부=종군매춘부'라고 쓴 피켓을 들고 히비야공원까지 약 2km 구간 도로를 행진했다. 출발 직전에는 태극기 모양을 그려넣은 천을 길바닥에 놓고 밟기도 했다.

도쿄 최대 번화가인 긴자의 행인들은 이들이 "조센진(한국인을 경멸적으로 부르는 말)은 모두 나가라"라거나 "한국인을 모두 죽여라"라고 외치며 행진하는 모습을 심각한 표정으로 지켜봤다.

도로변 한 편의점의 20대 직원 T씨는 "어느 나라에나 생각이 편향된 이들이 조금쯤 있기 마련 아니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한 30대 남성은 "한국인을 모두 죽여라"라고 외치는 시위대를 향해 "다 죽이면 뭐가 남는다는 거냐"라고 항의하다가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재특회 등은 '2채널' 같은 특정 사이트에 모여서 혐한 발언으로 세력을 키운 이들로 일본에서는 '네트 우요(인터넷 우익)'라고 불린다.

실체가 분명하지 않지만 상당수는 '외국인에게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느끼는 사회적 약자들로 추정되며 지난해 후지 TV 주변에서 한류 반대 시위를 벌이는 등 배외주의나 민족 차별주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

친미 성향의 일본 구(舊) 우파나 반미 민족주의 성향의 신(新) 우파와는 구별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