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스포츠, 벽을 넘어 중심으로
런던 올림픽 폐막 … 종합 5위
대한민국 스포츠가 진화하고 있다. 세계 스포츠계 중심으로 급속히 이동 중이다. 올림픽 메달 숫자뿐만 아니라 질(質)에서도 한국의 약진은 눈부시다. 펜싱·체조 등 기존 스포츠 선진국들이 장악하고 있던 종목에서 한국이 하나씩 하나씩 완강했던 장벽을 허물고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이 13일 새벽(한국시간) 폐막식을 끝으로 16일간 열전의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13개를 따냈다. 사상 최고 성적을 거뒀던 2008년 베이징 올림픽(금13·은10·동8, 종합 7위)과 금메달 수가 같다. 종합 순위(현재 5위)에선 안방에서 열렸던 1988년 서울 올림픽(4위) 이후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된다.
런던 올림픽 금메달 종목을 보면 한국 스포츠의 뚜렷한 지형 변화를 읽을 수 있다. 그동안 한국은 태권도·유도·레슬링·역도 등 격투기와 체급 종목에서 강세였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전체 금메달의 95%를 유럽이 휩쓸었던 펜싱에서 한국은 금메달 2개를 포함해 6개의 메달(은1·동3)을 수확했다. 양학선(20·한국체대)은 도마 경기에서 완벽한 연기로 한국 체조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1896년 제1회 근대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었던 9개 ‘클래식 종목’ 중 한국이 아직 금메달을 따지 못한 건 사이클과 테니스, 2개뿐이다. 세계 최고 인기 스포츠인 축구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고, 동구권의 아성이었던 리듬체조에서 손연재(18·세종고)가 5위에 오른 것도 한국 스포츠의 뻗어가는 위상을 보여준다.
올림픽 도전사는 한국 경제의 압축 성장 과정과 닮아 있다. 처음엔 비교우위를 가진 몇 안 되는 종목에서 출발했다. 기초 체력이 갖춰진 뒤엔 선진국과 후진국 사이에 있는 틈새 시장(유도·양궁 등)에 집중했다. 지금은 과학적인 훈련과 정보 수집, 정부와 기업의 집중 투자를 통해 세계의 중심에서 당당히 경쟁한다.
대한체육회는 당초 런던 올림픽 목표를 금메달 10개, 종합 순위 10위 내로 잡았다. 그나마 대회 초반 부진으로 이 목표마저 달성이 불투명해 보였다. 기대했던 수영 박태환(23·SK텔레콤), 역도 장미란(29·고양시청)도 금메달을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은 더 이상 특정 종목,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았다. 예상하지 않았던 선수들이 금 소식을 전해오고 다양한 종목에서 메달이 나왔다. 이것이 한국 스포츠의 힘이다.
런던=김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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