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에 버림받은 윌리엄스, 스콧과 우승 합작 ‘관심집중’
"윌리엄스는 이 코스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정말 많은 도움이 됐다."(애덤 스콧)
"캐디 인생 33년 동안 이번 우승이 최고의 순간이다."(스티브 윌리엄스)
해고된 '골프황제'의 캐디와 호흡을 맞춘 애덤 스콧(호주)이 총상금 850만달러짜리 특급대회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 정상에 올랐다. 스콧은 몇 주 전까지만 해도 타이거 우즈(미국)의 캐디였던 스티브 윌리엄스(뉴질랜드)을 "우승의 일등공신"이라고 치켜세웠다. 윌리엄스는 "스콧은 최고의 샷감각으로 내 캐디 인생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냈다"고 찬사를 보냈다.
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의 파이어스톤 골프장 남코스(파70·7400야드)에서 벌어진 대회 최종 4라운드. 전날 12언더파로 1타 차 단독선두에 올랐던 스콧은 마지막 날 보기 없이 버디만 5개를 낚아내며 5타를 줄여 합계 17언더파 263타로 리키 파울러(미국)와 세계랭킹 1위 루크 도널드(잉글랜드·이상 13언더파) 등 공동 2위그룹을 4타 차로 따돌렸다. 윌리엄스를 해고한 우즈는 친구인 브라이언 벨(미국)을 캐디로 고용해 3개월여 만에 출전했지만 합계 1오버파 281타를 쳐 공동 37위에 머물렀다.
스콧은 이로써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와 유러피언 투어 등 세계 6대 골프투어 단체가 공동주최하는 WGC 대회에서 처음으로 정상에 오르며 우승 상금 140만달러를 받았다. PGA 투어 통산 8승째다. 또 스콧은 윌리엄스와 호흡을 맞춘 뒤 4개 대회만에 우승을 합작하는 기쁨을 누렸다.
올해 30세인 스콧은 '호주의 골프신동'으로 평가받던 선수다. 24세였던 2004년 '제5의 메이저'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골프팬들의 주목을 받았고 2005년에는 세계랭킹 톱10에 진입해 '차세대 골프황제' 후보로 평가받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슬럼프가 찾아오면서 랭킹도 50위밖으로 곤두박질쳤다. 여기에 퍼팅 입스까지 겹쳐 더 고전했다.
그러다 현재의 샤프트가 배꼽까지 오는 밸리퍼터로 교체한 뒤 지난해 발레로텍사스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부활'을 예고했고 우즈로부터 해고된 윌리엄스를 캐디로 영입하면서 제2의 골프인생을 열어젖혔다.
스콧 못지 않게 이번 대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사람은 역시 그의 캐디 윌리엄스다. 스콧이 2위와 4타 차 우승을 확정짓자 대회를 중계하던 미국 CBS 방송은 스콧뿐만아니라 캐디 윌리엄스를 따로 인터뷰했다. 이처럼 우승자의 캐디를 인터뷰하는 예는 거의 없다. 그만큼 윌리엄스에 쏠린 팬들의 관심이 컸다는 뜻이다. 윌리엄스는 우즈와 1999년부터 이 대회 전까지 호흡을 맞춰온 캐디다. 우즈의 메이저 14승 가운데 13승을 함께할 만큼 '찰떡궁합'이었다.
특히 WGC 브리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우즈의 7회 우승을 모두 보좌해 우즈의 '텃밭'으로 만든 일등공신이다. 그러나 윌리엄스는 지난달 말 "지금은 변화를 줄 시점이 됐다"는 우즈에 의해 해고됐다. 윌리엄스는 당시 우즈를 향해"큰 배신감을 느낀다"고 울분을 토했고, 이날은 "(스콧의 우승이) 내 캐디 인생 최고의 우승 순간"이라며 과거 우즈와 숱하게 일궜던 모든 우승을 송두리째 깔아뭉갰다.
한편 한국 선수 중에서는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가 최종일 4타를 줄여 합계 10언더파 270타 공동 6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양용은(39·KB금융그룹)은 4오버파 공동 53위, 최경주(41·SK텔레콤)는 6오버파 공동 59위로 대회를 마쳤다.
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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