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마타하리 사건 `충격`…꼬리 밟힌 원정화
◇ 꼬리 밟힌 원정화 = 공안 당국은 원정화가 일반적 탈북 여성과 달리 중국을 기반으로 대북 무역을 하고 있는데다 젊은 군 장교들과 잇따라 교제하고 있다는 사실이 석연치 않다고 보고 2005년부터 내사에 착수했다.
사업 목적이라고는 하지만 2002∼2006년 무려 14차례나 중국을 제 집 드나들 듯 했다는 점이 공안 당국으로서는 특히 신경이 쓰이는 점이었다.
하지만 원정화는 북한에 보고를 할 때에도 인터넷과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등 예전의 전형적 간첩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 이 때까지만 해도 당국은 그녀가 중국에서 100여명을 납치해 북송하는 데 관여한 공작원이란 것까지는 예측하지 못했다.
당국은 수년에 걸친 은밀한 내사 끝에 원정화가 이메일을 이용해 북한 보위부에 남한의 군 관련 보고를 하는 것을 포착했고 이를 결정인 증거로 삼아 지난 7월 15일 그녀를 체포했다.
원정화는 심경의 변화를 느꼈는지 구속되기 직전 검사에게 자신이 북한 보위부의 남파 지령을 받고 위장 침투한 간첩이며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잡아들이는 공작에 참여했다는 사실을 털어놓으며 사건의 전모가 비로소 드러나게 됐다.
원정화는 남한의 대북 정보요원을 살해하라는 등 보위부가 내린 주요 명령을 성공적으로 따르지 못하자 북한이 자신을 살해할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서 집에 자물쇠를 4개나 설치하고 3년 전부터는 신경안정제까지 복용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 간첩단 사건으로까지 번지나 = 공안 당국은 원정화의 양아버지이자 공작 상부선이었던 김모(63.구속)씨의 남한 내 행적에 대해서 추가적인 수사를 벌이고 있다.
평양 미술대 조각학과를 졸업한 예술 분야 엘리트인 김씨는 2006년 캄보디아를 통해 입국한 탈북자로 그 또한 북한에서 보위부의 공작원 교육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도 원정화처럼 1999년 탈북한 뒤 지린성 옌지에서 무역회사를 설립해 사업을 벌여오다 캄보디아를 거쳐 탈북한 터여서 당국은 그가 원정화 같은 공작원들과 추가로 접촉한 사실이 없는지 확인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 남는 의문점은 = 원정화를 파견한 북한 보위부의 기본 임무는 대남 공작이 아닌 방첩으로 알려져 있어 의문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원정화가 중국에서 탈북자들을 잡아들여 북송하는 데 관여하고 대북 정보요원을 납치했다고 자백한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와함께 원씨가 북한에 보낸 남한의 군사기밀이라는 게 자신이 안보 강연을 다녔던 부대의 위치와 내부 구조, 각 부대 정훈.공보 장교들의 연락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어 추가로 기밀을 유출했는지에 대해서는 앞으로 수사를 통해 가려져야 할 대목이다.
한편 원정화에 대한 공소사실 가운데 북한에 이메일 등으로 군 자료를 보낸 것 같은 몇몇 사실 외에는 원정화의 자백과 출입국 기록 등 정황에 기초한 것이 많아 향후 법원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론을 내릴 지에도 대해 관심이 모이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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