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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풍 뚫고 '역전 신바람'…이미향, LPGA 2승

이오스5 2017. 8. 1. 15:29

강풍 뚫고 '역전 신바람'…이미향, LPGA 2승

 

31일 열린 스코티시 여자 오픈 4라운드에서 티샷을 하는 이미향. [사진 LPGA]

 

이미향(24·KB금융그룹)이 베테랑의 돌풍과 링크스의 바람을 잠재우며 대역전극을 완성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애버딘 에셋 매니지먼트 스코티시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가 열린 지난달 31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에어셔 던도널드 링크스. 3라운드까지 강하게 휘몰아쳤던 비바람이 잔잔해 졌다. 던도널드 링크스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코스처럼 보였다. 강풍을 잘 버티며 기회를 엿봤던 변화무쌍한 코스에서 역전 드라마를 꿈꿨다. 그 주인공은 이미향이었다. 

2라운드까지 4오버파 공동 39위에 머문 이미향은 선두와 무려 9타 차로 우승에서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이미향은 3, 4라운드에서 이틀 연속 데일리 베스트를 기록하며 짜릿한 뒤집기 쇼를 선보였다. 3라운드에서 4타를 줄인 이미향은 이븐파 공동 6위까지 뛰어올랐다. 자신감을 충전한 이미향은 4라운드에서 6타를 줄이는 놀라운 집중력으로 최종 합계 6언더파로 백전노장 카리 웹(43·호주)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 등극에 성공했다. 

2014년 미즈노 클래식에서 LPGA투어 첫 승을 신고했던 이미향은 2년8개월 만에 통산 2승째를 챙겼다. 특히 올 시즌 LPGA투어 경기 중 최종일 최다 타수인 6타 차를 뒤집고 우승해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우승 상금은 22만5000달러(약 2억5000만원).

이미향은 최종일 베테랑인 카리 웹, 크리스티 커(40·미국) 등과 우승 경쟁을 펼쳤다. 둘이 합쳐 수확한 LPGA투어 승수만 60승에 달했다. 경험이 풍부한 이들은 바람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선두에 6타 뒤진 채 출발한 이미향은 1, 2번홀에서 연속 버디를 낚으면서 선두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4번홀에서 보기를 했지만 5번홀에서 7번홀까지 3연속 버디로 휘파람을 분 이미향은 선두 웹과의 간격을 1타 차로 좁혔다. 그리고 9번홀에서 버디를 추가하면서 5언더파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후반으로 접어들수록 바람이 강해졌지만 이미향의 샷은 흔들리지 않았다. 이미향은 그린 적중률 78%라는 날카로운 아이언 샷감을 뽐내며 팽팽한 선두 경쟁을 이어 나갔다. 위기도 있었다. 17번홀에서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내리막으로 내려가 타수를 잃을 위기를 맞았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환상적인 플롭 샷이 돋보였다. 러프에서 높이 띄운 공은 에이프런 근처에 맞고 구르더니 핀 2m 앞에 멈춰 섰다. 이어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켰다. 

반면 웹은 14번홀(파5)에서 짜릿한 칩인 이글로 통산 42번째 우승에 한 발 더 다가갔지만 16번홀(보기), 17번홀(더블보기) 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무너져 이미향과는 대조를 보였다. 이미향은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한 뒤 가볍게 버디를 추가하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미향은 대회를 앞두고 비행기를 놓치고 골프백을 분실하는 등 ‘액땜’을 제대로 했다. 비행기가 지연돼 대회장에 예정보다 하루 늦은 25일에 도착했고, 골프백은 대회 전날에야 돌려받을 수 있었다.
  
이미향은 “클럽을 렌트해서 겨우 연습할 수 있었다. 우여곡절 끝에 대회에 출전했는데 우승까지 하게 돼 더할 나위 없이 기쁘다. 하지만 그 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생각보다 이곳 환경과 날씨에 빨리 적응한 것 같다. 다음 대회인 브리티시 여자오픈 우승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허미정(28·대방건설)은 최종 합계 5언더파로 준우승을 차지했다. 

김두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