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 카리 웹 통산 40승…볼빅 최운정은 1타 차 준우승
40세 카리 웹 통산 40승…볼빅 최운정은 1타 차 준우승
올해 나이 40. '불혹'의 카리 웹(호주)이 노련미를 앞세워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40승을 달성했다. 웹은 16일(한국시간) 호주 빅토리아주 빅토리아 골프장(파72)에서 열린 ISPS 한다 호주 여자 오픈 최종 라운드에서 4타를 줄여 최종 합계 12언더파로 우승했다.
노련미의 승리였다. 사실 웹은 3라운드까지 공동선두 최운정(24·볼빅)과 '무서운 10대 아마추어' 이민지(18·호주)에 5타 차 공동 13위에 머물렀다. 그러나 마지막 날 어려운 핀 위치에 강한 바람까지 불어닥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3라운드에 무려 10언더파를 몰아쳤던 최운정은 1번 홀(파4)에서 이날 유일한 버디를 잡았을 뿐 더이상 버디를 추가하지 못했다. 2번 홀(파4)에서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OB가 나 더블보기를 기록했고, 3번 홀(파4)에서도 다시 티샷이 우측으로 밀려 벙커에 빠지며 3온 2퍼트로 보기를 적어냈다. 최운정은 이후 샷감을 되찾아 여러차례 버디 기회를 만들었지만 이번에는 퍼트감이 따라주지 않았다. 매홀 홀에 못 미치는 짧은 퍼트로 버디 기회를 살리지 못하고 17번 홀까지 14개 홀 연속 파를 적어냈다.
선두 웹에 1타 차 2위. 18번 홀(파5)에 들어선 최운정은 세 번째 어프로치 샷을 홀 2.5m에 붙여 연장전에 합류할 수 있는 버디 기회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너무 강한 스트로크로 버디를 놓치며 최종 합계 11언더파 단독 2위에 만족해야 했다.
노련한 웹은 강한 바람 속에서도 전반에 2타를 줄였다. 11번 홀(파4)에서 15m가 넘는 버디를 성공시켜 공동 선두로 올라선 뒤 우승까지 내달렸다. 14번 홀(파3)에서 티샷을 벙커에 빠뜨려 위기를 맞았으나 높은 벙커를 비웃기라도 하듯 홀 1m에 공을 붙여 파를 잡아냈다. 16번 홀(파3)의 두 번째 어프로치 샷 실수로 1타를 잃긴 했지만 18번 홀(파5)에서 가볍게 투온을 한 뒤 버디를 추가해 1타 차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웹은 "바람이 많이 불고 코스 상태가 어려워 기회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플레이를 한 것이 우승으로 이어졌다"고 기뻐했다. 1996년 LPGA 투어에 데뷔한 웹은 19시즌 만에 통산 40승째를 기록했다. 웹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로 열렸던 이 대회에서 4승을 비롯 이 대회에서만 최다승인 5승을 거뒀다. 이 대회는 1972년 시작돼 LET투어로 치러지다가 2012년부터 LPGA 투어와 공동 주최로 열리고 있다.
10언더파를 기록한 폴라 크리머(28·미국), 리디아 고(17·뉴질랜드), 카린 이셔(35·프랑스)는 공동 3위에 올랐다. 3라운드까지 공동 선두였던 호주 교포 2세 이민지는 6타를 잃고 합계 7언더파 공동 11위로 대회를 마쳤다.
3라운드까지 10언더파 4위였던 세계랭킹 2위 수잔 페테르센(33·노르웨이)은 마지막 날 무려 8타를 잃는 부진(80타) 속에 2언더파 공동 28위까지 추락했다. 이 대회 준우승 이상의 성적이면 세계 1위에 오를 수 있었던 페테르센은 마지막 날 버디 2개를 잡았을 뿐 트리플보기 1개와 더블보기 2개, 보기 3개로 완전히 무너졌다.
페테르센의 부진으로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던 박인비(26·KB금융그룹)는 45주째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게 됐다. 박인비는 오는 20일 태국에서 열리는 혼다 LPGA 타일랜드를 통해 시즌을 시작한다.
이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