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야한옷 입으면…" 지하철 경고문 논란

"이렇게 야한옷 입으면…" 지하철 경고문 논란

'성희롱은 여성의 섹시한 옷차림 때문?'

최근 중국 상하이(上海) 지하철 공사가 여성 승객들에게 성희롱을 피하려면 야한 옷을 입지 말라는 권고를 해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 논란이 되고 있다.

26일 홍콩 언론에 따르면 상하이지하철 제2운영공사는 지난 20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올린 글에서 여성의 야한 옷차림이 성희롱을 유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공사 측은 속이 비치는 얇은 옷을 입고 승강장에 서 있는 젊은 여성의 뒷모습 사진과 함께 "이렇게 입으면 희롱당하지 않는게 이상한 일"이라면서 "지하철에는 변태성욕자가 있을 수 있고 그들을 없애기는 어려우니 아가씨들은 자중해 달라"는 글을 올렸다.

이 글에 대해 불쾌하다는 반응과 함께 성차별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마카오대 대학원생인 리스판(李思磐)은 25일 상하이 동방조보(東方早報)에 실은 글에서 "지하철 공사가 올린 글 뒤에는 성희롱을 당하는 여성들은 그들이 (성희롱을) 요구한 셈이라는 메시지가 숨어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4일에는 여성 두 명이 검은 가운과 마스크를 쓴 채 상하이 지하철 2호선 열차 내에서 지하철공사 측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하철공사 측의 권고를 지지하는 누리꾼들도 상당하다. 25일 중국 최대 포털인 시나(新浪) 웨이보에서 실시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만7천여명 중 70%가 여성이 지하철을 탈 때 좀 더 보수적으로 옷을 입어야 한다고 답했다. 이들은 또 복장 규정(드레스코드)는 차별과는 관련이 없다고 답했다.

열띤 논쟁에도 상하이지하철공사 측은 사과를 거부했으며 문제가 된 글은 여전히 웨이보에서 볼 수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