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황제’ 부활, 우즈 2년 만의 우승
‘골프 황제’ 부활, 우즈 2년 만의 우승
2년 만의 감격적인 우승에 ‘골프 황제’의 어퍼컷 세리머니가 이어졌다. 우승을 확정한 뒤에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끝없는 추락을 거듭했던 타이거 우즈(미국)가 자신이 주최한 이벤트 대회인 셰브론 월드챌린지(총상금 500만달러)에서 마침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우즈는 5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사우전드 오크스의 셔우드골프장(파72·7027야드)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78타를 적어낸 우즈는 치열한 경쟁을 펼쳤던 잭 존슨(미국·9언더파 279타)을 1타 차로 따돌렸다.
1타 차 2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 우즈는 17번홀까지 존슨과 동타를 이루며 팽팽한 대결을 이어갔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티잉 그라운드에 올라선 우즈는 아이언 티샷을 페어웨이로 보낸 뒤 158야드를 남기고 친 두 번째 샷을 홀 2m 붙였다. 존슨도 두 번째 샷을 홀 2.5m에 떨어뜨린 뒤 버디를 노렸지만 먼저 시도한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지나쳤다.
침착하게 그린을 살핀 우즈는 깔끔한 버디 퍼트로 우승을 확정한 뒤 특유의 어퍼컷 세리머니를 펼치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71승(메이저 대회 14승). 하지만 지난 2009년 11월 호주 마스터스 우승 이후 2년 동안 우승 없이 침묵했던 우즈로서는 감격적이라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우승이다.
우즈는 호주 마스터스 우승 직후 불륜 스캔들이 이어지며 끝없이 추락했다. 활동 중단 후 지난 해 초 복귀했지만 우승과 거리가 멀었다. 그 사이 동반자들을 주눅들게 했던 전성기의 카리스마는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다.
호사가들은 ‘전직 골프 황제’라는 호칭을 써가며 “우즈의 어퍼컷 세리모니는 다신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비아냥거렸다. 그 와중에 지난 해 5월 6년 동안 손발을 맞췄던 코치 행크 해니(미국)과 갈라섰다. 8월에는 아내 엘렌 노르데그린(스웨덴)과의 6년 결혼 생활도 끝이 났다.
우즈는 새 코치 션 폴리(미국)를 영입하며 스윙 교정에 나섰지만 올 시즌 초엔 무릎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지난 5월 왼쪽 무릎과 아킬레스건 부상으로 필드를 떠났던 우즈는 13주 만에 복귀했지만 고전을 면치 못하며 고개를 떨궜다. 시즌 상금은 66만달러. 우즈는 2007년 도입된 PGA 투어 플레이 오프 페덱스컵 시리즈 1차전에도 출전하지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1위였던 세계랭킹은 그 사이 52위까지 떨어졌다.
그런 점에서 셰브론 월드챌린지 우승은 우즈에게 여러가지 의미를 부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회는 비록 PGA 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올 시즌 메이저 챔피언(PGA 챔피언십)인 키건 브래들리를 비롯해 스티브 스트리커와 웹 심슨(이상 미국) 등 세계 랭킹 상위랭커 18명만이 출전한 빅 매치로 치러졌다. 우즈로서는 이 대회 우승으로 자신감을 되찾고 내년 시즌 부활을 예고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우즈는 2001년과 2004년, 2006년, 2007년에 이어 이 대회에서 통산 5승째를 거뒀다. 우승 상금은 120만 달러다.
한편 최경주(41·SK텔레콤)는 마지막 날 6타를 잃어버리는 부진 끝에 12위(1오버파 289타)로 대회를 마쳤다.
이지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