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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는대로 얼려 죽이는 죽음의 해저 고드름 최초 포착, 불가사리 혼비백산
이오스5
2011. 11. 25. 11:54
닿는대로 얼려 죽이는 죽음의 해저 고드름 최초 포착, 불가사리 혼비백산
깊은 바닷 속 세계를 위협하는 존재는 거대한 고래나 상어가 아니었다. 닿기만 하면 모든 생물을 순식간에 얼려 죽이는 무시무시한 고드름이 해양 생물을 위협했다. 고드름의 등장에 불가사리들은 요동을 쳤다. 빠른 속도로 덮쳐오는 죽음의 고드름에 무방비상태로 노출된 불가사리들은 그대로 빙사했다.
영국 BBC 다큐멘터리팀이 최근 남극 인근의 리틀레이저 백아일랜드 바닷속에서 기괴한 얼음 기둥, 브리니클(brinicle)을 최초로 카메라에 담아냈다. 브리니클의 존재는 1960년대 알려졌지만 카메라에 담기는 처음이다.
브리니클은 고밀도 염수를 의미하는 브라인(brine)과 고드름(icicle)이 합성된 단어다. 한겨울 남극 바다 표면의 온도는 영하 20도, 바닷물의 온도는 영하 1.9도다. 따뜻한 바닷물이 찬 공기와 만나면서 얼음 기둥이 생기고, 일반 해수보다 밀도가 높은 이 기둥은 빠른 속도로 자라게 된다. 자라난 얼음 기둥은 스치는 생물들을 족족 얼린다.
카메라 스태프인 휴 밀러는 "브리니클은 눈 앞에서 순식간에 자랐다"며 "누구도 이 고드름이 얼마나 빨리 자랄지 몰랐기 때문에 촬영은 시간과의 싸움이었다"고 전했다. 카메라 스태프들은 이를 촬영하기 위해 영하의 바닷속에서 덜덜 떨며 5~6시간을 견뎠다.
김진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