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지적한 열악한 제작환경은 바뀌어야 마땅하다. ‘그런 상황이 하루이틀이냐’하고 넘길 문제가 아니다. 그렇기에 더더욱 한예슬은 그렇게 도망쳐서는 안 됐다. 그가 ‘미국행’을 택하자 KBS는 기자회견을 열어 “다른 드라마와 비교할 때 살인적인 스케줄이라고 볼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제작환경의 문제점을 인정은 했지만 반성하지는 않은 것이다. 한씨가 면죄부를 준 것이나 다름없다.
‘무조건 참았어야 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내밀 수 있는 카드가 ‘촬영 거부 후 출국’뿐이었나 하는 것이다.
“이건 인간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는 말을 던지면서 말이다.
임주리 기자
‘무조건 참았어야 했다’는 얘기가 아니다. 내밀 수 있는 카드가 ‘촬영 거부 후 출국’뿐이었나 하는 것이다.
한예슬
그것이 진정 고된 환경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면 그는 프로의 자격이 없다. “후배들이 나같은 피해자가 되지 않기를” 진정 바랐다면 최선을 다해 드라마를 끝낸 후 공식적인 자리에서 강도 높게 비판해야 했다. 차기작을 고르며 “적어도 절반 정도 완성된 대본이 있을 때 연기하겠다”는 ‘위험한 도전’에 나설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건 인간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라는 말을 던지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