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T 대회마다 이름 다른 우승자, 이번엔 강경남
KGT 대회마다 이름 다른 우승자, 이번엔 강경남
프로미 오픈서 6타 차 챔피언
비바람 뚫고 최종일 1타 줄여
1승 이상의 절대 강자는 나오지 않았다. 우승자의 얼굴이 모두 달랐다. 강경남(28·우리투자증권)이 한국프로골프투어(KGT) 동부화재 프로미 오픈에서 우승하면서 상반기 KGT 8개 대회에서 각기 다른 8명의 챔피언이 탄생했다.
26일 태풍의 영향으로 폭우와 강풍이 몰아친 강원도 횡성군 오스타 골프장 남코스(파72·7272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 7언더파 단독선두로 출발한 강경남은 1타(버디 5, 보기 4개)를 줄인 끝에 합계 8언더파를 기록해 이동민(26·합계 2언더파)을 6타 차로 꺾고 짜릿한 시즌 첫승을 올렸다. 지난해 10월 먼싱웨어 챔피언십 이후 우승이 없었던 강경남은 8개월 만에 승수를 추가하며 통산 7승째를 기록했다. 우승상금 6000만원.
악천후로 승부는 사실상 7번 홀(파4)에서 갈렸다. 단독 2위를 한 무명 이동민은 챔피언 조에서 6번 홀(5언더파)까지 한 타를 잃었지만 강경남을 1타 차로 압박했다. 이동민은 그러나 이 홀에서 트리플보기를 하면서 한 순간에 무너졌다. 젖은 그립이 문제였다. 두 번째 샷 때 젖은 그립이 미끄러지면서 볼이 워터해저드에 빠지고 말았다. 3타를 잃으면서 생애 첫 우승의 기회는 그렇게 날아가 버렸다.
강경남은 이동민이 트리플보기를 하는 사이 버디를 낚으며 5타 차로 달아났다. 더 이상의 추격자는 없었다. 강경남은 17, 18번 홀 연속 버디로 6타 차의 승리를 완성했다. 강경남은 “그립이 미끄러워 티샷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며 “최근 퍼팅 연습에 치중한 게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줬다”고 말했다.
KGT는 이로써 상반기에 단 한 명의 생애 첫 우승자도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7개 대회에서 3명이나 됐다. 올 상반기는 무명들의 반란보다 기존 챔피언들의 각축장이었다. KGT가 공동으로 치른 유러피언투어의 발렌타인챔피언십(리 웨스트우드)과 원아시아투어인 SK텔레콤 오픈(커트 반스) 등 2개 대회를 제외하면 나머지 6개 대회는 자신의 건재를 알리는 부활 샷의 경연장이었다.
지난해 일본투어 상금왕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와 최호성(38), 홍순상(30·SK텔레콤)이 그 중심에 있다. 김경태는 지난 5월 매경오픈에서 4년 만에 국내 대회 우승컵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현재 단 3개 대회에 출전해 시즌 상금누계 3억6487만원으로 상금랭킹 1위다. 홍순상은 스바루 클래식에서 2년 만에 통산 3승째를 올렸고, 장애인골퍼 최호성은 레이크힐스 오픈에서 3년 만에 통산 2승을 기록하면서 KGT 2011 발렌타인 대상포인트(2040점) 1위를 달리고 있다.
최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