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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경, 17번홀서 어이없는 '퀸튜플' 보기

이오스5 2011. 2. 21. 17:45

파4홀서 5타 잃어 LPGA 개막전 우승꿈 좌절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011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까지 노렸던 김인경(23.하나금융그룹)이 막판 4라운드에서 '100돌이'보다도 못한 어이없는 샷을 선보이며 3위로 주저앉았다.

20일 4라운드가 열린 태국 촌부리 시암 골프장(파72.6천477야드)의 17번홀은 김인경에게 통한의 홀이 되고 말았다.

LPGA 투어 개막전인 혼다 LPGA타일랜드 마지막 4라운드에서 김인경은 세계랭킹 1위 청야니(대만)를 맹추격하고 있었다.

전날까지 청야니에 1타 뒤진 공동 2위로 출발한 김인경은 10번홀(파5)과 13번홀(파4)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간간이 공동 선두에 이름을 올렸다.

13번홀에서는 세컨드 샷을 한 볼이 그린에 한 번 튕겨 홀로 빨려 들어갈 뻔할 정도로 경기가 잘 풀리는 듯했다.

습도 70%에 30도를 넘는 숨 막히는 더위 속에서 김인경은 보기도 하나 범하지 않고 타수를 차곡차곡 줄여나갔다.

2주 연속 우승하던 청야니의 상승세에 제동을 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커졌다.

청야니가 14번홀(파4)에서 보기를 범하며 후반에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기 때문에 김인경으로서는 막판 역전을 통한 우승도 충분히 노려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게 무너진 것은 청야니가 아닌 김인경이었다.

김인경은 17번홀(파4)에서 살짝 어프로치샷을 날렸으나 솟아있는 그린의 턱 밑에 맞은 볼은 경사면을 타고 주르륵 내려왔다.

한 번쯤은 실수로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후 그린 바깥 쪽에서 자석으로 끌어당긴 것처럼 볼은 아무리 쳐도 힘없이 흘러내렸고, 김인경은 같은 위치에서 3차례나 프로 골퍼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샷을 반복했다.

6번째 샷만에 겨우 그린에 올라가나 싶었던 볼은 오히려 그린 오른쪽으로 지나쳤고, 7번째 샷은 그린에 미치지 못했다.

결국 김인경은 파4 홀에서 9타 만에 홀아웃해 5타를 잃었다.

이날 경기 내내 낚은 5개의 버디를 한 방에 날리는 순간이었다.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김인경은 도무지 경기가 풀리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 홀을 마치고 김인경과 청야니와의 격차는 7타까지 벌어졌고, 김인경은 졸지에 공동 3위로 추락했다.

지난 3차례의 라운드에서 두 번이나 버디를 잡아낸 곳이었기 때문에 17번홀에서 범한 '퀸튜플 보기(+5)'는 더욱 안타까웠다.

18번홀(파5)에서 버디를 낚으면서 유종의 미를 거두긴 했지만 아쉬운 마음은 달랠 길이 없었다.

결국 2위도 아닌 공동 3위로 경기를 마친 김인경은 LPGA 통산 4승의 꿈을 다음으로 미뤄야 했다.

어처구니없는 실수로 우승 기회를 날렸지만 김인경은 씩씩했다.

경기 후의 인터뷰에서 김인경은 "17번홀에서 파 세이브를 했어야 했는데 실수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오늘은 어제와 그제보다 샷과 퍼트 감각이 모두 좋았고 전체적으로 재미있게 경기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인경은 "(17번홀에서) 같은 위치에서 세 번 샷을 하는 동안 욕심을 부려 파 세이브를 하려고 하다가 결과적으로 좋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전체적으로 이번 경기를 잘했다고 생각한다"면서 "다음 주에도 실수없이 한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드러냈다. (연합뉴스)